21년 5월 29일(토) 10:30~12:16 영화를 보다 (충주롯데시네마)
도라에몽의 기발한 도구들이 전해주는 상상력의 세계 - 주변 사람들과의 소중한 관계에 대한 성찰의 영화
사실 도라에몽을 모르지는 않았다. 그 특유의 귀여운 생김새를 모르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도라에몽 만화 시리즈를 본 적이 없다. 물론 오래된 캐릭터이겠지만 내 어린 시절 관련 만화영화를 본 기억이 없고 우리나라에서 큰 사랑을 받게 된 것은 2000년대 이후인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 보게 되겠지’하고 생각했던 도라에몽을 처음 정주행하게 된 것이 이번에 개봉한 ‘도라에몽 : 스탠바이미2’다. 6년 전에 개봉했었다는 1편도 보지 못했지만 영화를 보는 것에는 지장이 없었다.
도라에몽은 여러 가지 신비한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었다. 마치 램프의 요정과 같은 능력자인데 차이점이라면 부를 때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처럼 늘 주인공의 곁에 있다는 것이다.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주인공은 도라에몽의 도움을 받아 과거로 돌아가 가족과 친구들을 만난다. 모두가 알아보지 못하지만 한 번에 주인공이 손자 진구임을 알아본 할머니는 진구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마지막 소원임을 이야기한다.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이번에는 미래로 가고, 쉽지 않은 결혼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진구와 도라에몽은 서로 도우며 모험을 시작한다는 이야기이다.
‘스탠 바이 미’는 ‘내 곁에 있어줘’라는 의미인데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다 보면 ‘진구와 이슬’, ‘진구와 동창친구들’, ‘진구와 부모님’, ‘진구와 할머니’ 등 관계의 소중함이 자연스레 스며든다. 현재는 쉽게 지나칠 수 있었던 주변 사람들과의 소중한 관계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감동포인트다. 특히 손자의 장난감을 사주기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다니시는 할머니의 모습, 심술 부리는 손자의 모습을 지긋한 미소로 이해해주시는 모습 속에서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통용되는 공감의 확대재생산이 가능했다. 또한 미국 픽사나 디즈니의 웃음코드, 화려한 그래픽 기술과 달리 일본영화인 도라에몽은 그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에서 보이는 기발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강점이었다. 게다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시간여행이라는 플롯이 흔들리지 않게 구성하는 시나리오의 탄탄한 짜임새는 당연한 것이었다.
시간여행이라는 플롯이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기에 최소 7살 정도는 되어야 오롯이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관람 추천 나이는 7세~초등학생 정도이다. 도라에몽 입문을 기분 좋게 한 듯하다. 중간중간 일본의 상표나 옷차림이 등장하며 왜색이 드러나지만 영화가 주는 정서적 감동과 교훈적 메시지는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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